신종 코로나로 학교 폐쇄한 뉴욕, 원격 수업 효과는?

[47 NEWS]

-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COVID-19)의 감염 확대가 멈추지 않고 있다. 3일 현재 사망자는 6,000명을 넘어섰고, 감염자는 24만 명에 달한다. 특히 심각한 상황에 빠진 뉴욕시에서는 유치원을 포함한 시내 1,900여 개 공립학교가 일제히 문을 닫아 출구는 여전히 보이지 않았다. 아이들의 배움터를 어떻게 확보할지가 과제가 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 가운데, 3월 하순에 스타트한 것이 PC 등을 사용한 온라인 원격 교육 [리모트 러닝(remote learning)]이다. 다만 IT에 대한 이해도는 가정에 따라 차이가 크며, PC를 가지고 있지 않은 세대도 많아 당황의 소리가 퍼지고 있다.

[가족 이외에 최대한 만나지 않도록]이라는 시 당국의 행정 지도에 따라, 뉴욕 지국의 기자 2명이 자신 가족들의 상황을 리포트했다.

얘들아, 컨디션은 어때?

오전 8시가 되자, 해당 앱으로 담임 선생님의 메시지가 표시되었다. 아파트에서 감염자가 생겨서 실내에 틀어박히는 생활이나 평소 같으면 등교할 시간이다.

건강해요!

기자의 장녀(9)가 채팅 형식으로 답변하자, 원격 학습으로 [출석]이 인정되었다.

장남이자 둘째(5)의 출석 확인은 동영상을 촬영해 업로드하는 것이었다. 지금 먹고 싶은 것은 피자와 감자튀김 중 어느 것이냐는 질문에 피자라고 답했다.

해당 앱은, 美 IT 대기업 구글이 미국의 교육자와 개발해 무상으로 제공되는 [클래스 룸]이다. 영문 독해나 수학 등의 시간표가 짜여 교사가 과제를 제시, 아동이나 학생이 거기에 접속해 답을 제출하는 구조로 채점이나 조언도 할 수 있다.

큰딸은 낯선 시스템에 온갖 고생을 한 모습이다. 인터넷 접속에 문제가 있었는지, 제출 버튼을 눌렀음에도 일부가 [미제출]이었던 것을 나중에 알고서, [역시 평범하게 학교에서 수업받고 싶다]라며 중얼거렸다.

이 앱은 온라인 영어회화 교실 등과 달리 교사와 학생이 실시간으로 주고받을 수 없다. 평상시의 교실에 가까운 환경이 온라인상에 재현되는 것은 아니라서, 그만큼 아이들이 집중력을 유지하는 것은 어려운 것 같다. 5살 장남에게는 부모의 지도가 필수였고 이날 학습이 끝난 오후 3시 반 기자와 아내는 녹초가 됐다.

다른 기자의 장남(6)은 모친의 태블릿 단말기로 클래스의 페이지를 열자, 첫 번째 과제가 표시되었다.

원격학습 첫날의 소감과 그 이유를 자세히 써보세요.

큰아들은 [기쁘다]고만 대답하다가 기자가 왜 그러냐고 물어보자 우물쭈물.

우웅... 가족과 함께 공부할 수 있고요... 태블릿을 쓸 수 있는 것?

도화지에 손글씨를 시킨 뒤, 사진으로 찍어 전송했다.

이어서 둘째 아들(4)은 학급 페이지에 [출석]란이 없다? 낮에 담임에게서 [죄송해요, 사용법을 몰라서..]라는 내용의 메일이 도착, 간신히 출석할 수 있었다. 큰아들과 작은아들은 짬 날 때마다 놀면서 뒹굴어 예정대로 진행하는 것 조차 어려웠다.

25일 오전에는, 차남의 담임으로부터 메일로 [(영상 회의 앱인) '줌'을 시험하고 있는데, 희망자는 정오부터 이야기하시죠]라며 연락이 왔다. 원격학습의 테두리 밖이지만, 각자 자택에 틀어박혀 있는 담임이나 아동, 보호자 등이 서로의 얼굴을 보면서 [잘 지냈어?], [뭐해?]라고 이야기를 나누며, 오랜만의 즐거운 한때가 되었다. 20분 정도 후에 헤어지자 눈물을 글썽이는 여자아이도 있었다.

원격학습이 시작된 지 일주일이 지난 30일, 장남도 차남도 신기함이 없어져 공부에 열중할 수 없게 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외출도 제대로 못 하고, 친구도 만나지 못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스트레스 때문인지 잠깐 눈을 떼면 형제가 괴성을 지르며 실내를 뛰어다닌다. 기자 자신도 재택근무를 계속하다 보니 툭하면 화를 내고 심하게 대한다.

학교의 고마움을 절감하는 나날이다.

뉴욕시 공립학교는 지난달 16일 문을 닫았고, 최소 4월 20일까지 계속된다. 유치원에서 고등학교에 해당하는 1,900여 개 학교 110만 명이 대상이다. 다만 빈부차가 큰 곳이 뉴욕이다. 현지 미디어에 의하면, 약 30만 명은 생활에 여유가 없다고 하여, PC나 태블릿 등이 집에 없다. 그러한 가정에는 시 당국이 무상으로 기기를 대여하게 되어 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대응으로 학교 측도 늑장 대응을 하고 있다.

보호자 사이에서는 [과제의 문서가 발견되지 않는다], [어디에 제출하면 좋을지 모르겠다] 등, 상상 이상으로 큰 부담이 되는 것 같다.